진안 '오디 와인' 세상에 첫 향기

설대목 앞두고 제품출하 농민153명 3년만에 개발

전북 진안군 농민 153명이 오디주 공장을 세워, 설을 앞두고 첫 와인 제품을 내놓는다. 2002년부터 봄·가을로 경작이 어려운 다랑논 등 35만평에 40만 그루의 뽕나무를 심으면서 일궈온 꿈의 결실을 맺는 것이다.

농민들이 마이산오디주영농조합을 구성, 진안읍 연장리 농공단지에 최근 완공한 와인 공장은 부지 1500평에 건축면적 300평 규모. 국·지방비 후원과 조합원 자부담 등 모두 15억6000만원을 들여 발효탱크, 숙성·제조실, 컨베이어(Conveyer) 포장라인 등을 갖췄다.

와인은 당도 16%쯤의 오디에 흑설탕을 가미, 당도를 23%로 높여 보름간 발효시킨 뒤 2~6개월간 숙성시켜 만든다. 제품은 알코올 12%의 원액 와인과 원액 함량 30%의 희석술 등 두 가지. 우석대 식품공학과 이태규 교수팀의 지도로 지난해 시험제조에 성공, 각각 멀베리(Mulberry·750㎖)와 불로백(不老百·375㎖)이라는 브랜드를 붙였다.

조합원들은 작년 처음 20ｔ, 올해는 60ｔ의 오디를 수확하면서 뽕나무 재배에서 무농약 인증도 받았다. 조합은 “뽕나무가 자라면서 내년에는 200ｔ, 3년 후부턴 1000ｔ의 오디를 딸 수 있다”며 “원하는 가격에 판로가 확실해지면 조합원들이 연간 뽕밭 평당 1만원쯤의 소득을 보장받는다”라고 말했다

장영호(63) 조합장은 “오디는 노화를 억제한다는 ‘안토시아닌’이 적포도보다 23배나 많은 것으로 보고됐다”며 “오디잼과 뽕잎 분말, 차, 누에 가공품 등 판로도 함께 넓히면 농가 소득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