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가을이다.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계절이며 독서의 계절이기도 하다. 가없이 푸른 하늘을 올려다보며 가을소나타에 취해 보는 것도 하루를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아닌가 한다.

파스퇴르는 ‘한 병의 와인에는 세상의 어떤 책보다 더 많은 철학이 있다’며 와인을 노래했다. 와인이 있는 곳에는 슬픔과 걱정이 날아가기 마련이며 와인과 여자와 노래에 너무 젖어 있으면 노래를 포기하라는 말도 있다.

와인애호가들은 와인은 신이 남자에게 준 선물 가운데 여자 다음으로 좋은 것이라며 황홀해 한다.

영국을 세계최강의 나라로 만든 윈스턴 처칠은 멋진 해학으로 유명하다. 그는 어느날 파티에서 이렇게 말했다.

“와인을 마시는 경우는 오직 두가지다. 저녁을 위한 게임이 있을 때와 게임이 없을 때다.”

환경론자들이 들으면 쌍수를 들고 환영할 만한 말이 있다. 저명한 문학가인 에밀 빅토르의 말이다. ‘지구는 물이 필요하다. 당신이 마시는 와인이 마실 물을 보존해 주는 것에 감사하라.’

‘녹턴’ ‘판타지아’를 작곡한 아일랜드의 피아니스트 필드는 농담을 잘하기로 유명했다. 그는 어느날 무도회에서 자신이 마시려던 와인에 코르크마개가 보이지 않자 이렇게 말해 장내를 웃겼다. “어떤 못된 녀석이 내 점심에서 코르크를 훔쳐갔어.”

좀 이해 못할 잡언들도 있다. 안토니오 페레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모르지만 이 사람은 ‘와인은 늙은 남자의 우유다’라고 말해 숙녀에게 뺨을 얻어맞았다.

미국의 정치가 벤저민 프랭클린이라고 여러분도 잘 알 것이다. 잘 생각이 안 나면 이 일화를 떠올려 보면 알 수 있다. 어떤 사람이 가난한 리처드의 달력이라는 그의 저서를 사려 왔을 때 가격을 물어보니 50센트라고 대답하자 좀 깎아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오히려 더 비싸게 불렀다. 그 사람이 화가 나서 깎아달라는데 왜 더 비싸게 부르냐고 하자 시간은 귀중한건데 그런식으로 낭비를 했으니 시간에 대한 가격이 붙은 겁니다라고 대답하였다는 이야기 말이다. 그도 와인 예찬론자였다. ‘와인은 일상의 생활을 편하게 하고, 침착하게 하고, 긴장하지 않게 하고, 인내를 준다. 마지막으로 저 유명한 보들레르의 음성을 들어 보자.

‘와인을 마셔라, 시를 마셔라, 순수를 마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