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산업 위기에도 불구하고 보르도 와인투어는 인기 절정이다.

오후 반나절동안 진행된 이날 투어 주제는 '메독(Médoc)'. 1시간 남짓 버스를 타고 메독 지방 샤토 두 곳을 방문하는 것이다. 중세향기 가득한 보르도 도심을 벗어나면 사방은 금방 포도밭으로 변한다.

보르도의 역사가 포도주에 바쳐졌다는 자랑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정겨운 광경이다. 투어 참가자 총 45명. 일본관광객 10명을 포함 미국인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올 여름 햇빛이 유난히 적고 비가 많았던 탓에 포도 수확은 예년보다 조금 늦은 10월 초에 이루어졌다.

첫번째로 들른 곳은 샤토 크로아제 바쥬(Château Croizet-Bages).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 가이드가 거대한 탱크를 선보이며 와인제조과정을 정성껏 설명했다.

포도주를 숙성시키는 와인 저장고와 기타 주요 시설을 둘러본 뒤 다음 행선지인 샤토 키완(Château Kirwan)으로 향했다.

관광객은 보르도 와인 산업 위기에 큰 관심을 보였다. 또 와인 재배방법과 보르도 와인의 블랜딩 기법에 대해서도 무수한 질문이 쏟아졌다.

샤토 키완 가이드 아스트리드 바이젠본씨는 "보르도 와인은 지금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우리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위기를 솔직히 인정했다.

샤토 구경이 끝난 후 이들을 기다리는 것은 와인투어의 하이라이트 시음장이다.

일본인 관광객 레이카 이시지마씨(21·일본전기통신대학)는 "와인 제조과정을 볼 수 있어 신기했고 무엇보다 와인맛이 뛰어났다"며 방금 구입한 2병의 와인을 보여주었다.

와인을 전혀 몰랐던 사람이라도 와인투어에 참여하게 되면 그 매력에 푹 빠져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대전일보 뉴스)
구재숙 기자 daejeon9@dinz.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