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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Wine마감재의 모든 것
날짜 13/10/02
글쓴이 Wine4Love

얼마 전 BBC 뉴스 매거진 웹사이트에 새로운 코르크에 대한 기사가 실렸다(기사 원문 ☞클릭). 소개된 스크류코르크(screw-cork)는 오프너 없이 손으로 돌려서 딸 수 있으며, 음용 후 다시 마개로 사용할 수 있다. 이를테면 코르크와 스크류캡의 성격을 동시에 지닌 마감재(closure)랄까. 그러나 이 기사의 주제는 새로운 코르크 소개가 아니라 와인 마감재에 대한 속물근성(snobbery)에 관한 것이었다.

왜 와인 마개 하나에 속물근성 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하는 것일까. 이는 와인 업계의 오랜 논쟁거리 중 하나인 코르크와 스크류캡의 대립과 관련된다. 뉴질랜드와 호주를 비롯한 대부분의 신흥 와인 생산국에는 스크류캡이 주요 마감재로 자리잡거나 어느 정도 받아들여진 반면, 미국과 대부분의 유럽에서는 아직도 코르크가 대세를 형성하고 있다. 이렇게 미국과 유럽에서 코르크를 선호하는 데에는 코르크에 대한 속물근성이 상당히 반영되어 있다는 비판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 비판의 기저에는 은연중에 와인 코르크가 사용하기 불편하며 와인을 오염(cork taint)시킬 가능성이 높은 마감재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그렇다면 스크류캡, 나아가 다른 와인 마감재들은 코르크와 달리 단점이 없는 완벽한 물질일까? 또한 코르크는 정말 그 장점 보다는 속물근성 때문에 지속적으로 사용되는 것일까?

코르크로 마감한 와인은 무조건 고급 와인이거나, 스크류캡 등 다른 마감재를 사용한 와인이라고 무조건 싸구려 와인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편견일 수 있다. 또한 캡실을 벗기고 소믈리에 나이프로 코르크를 여는 행위를 특별한 이유 없이 선호한다고 해서 무조건 속물이라고 치부할 수도 없다. 와인은 오감으로 즐기는 것이며, 넓게 보면 보틀과 레이블, 그리고 마감재와 그것을 여는 행위까지도 시각적 만족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그만 와인 마감재 하나가 분위기에 미치는 영향력은 의외로 클 수 있으며, 어떤 것을 선호하느냐는 전적으로 개인과 그 문화권의 취향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포커스를 맞추어야 할 부분은 각 마감재의 성격과 장단점을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와인 선택에 반영하는 것이다. ‘와인 마감재의 차이가 떼루아보다 와인 품질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니 말이다. 현재 업계에서 사용되고 있는 마감재를 소개한다.


◈ 천연 코르크(natural cork)
명실상부 와인 마감재의 대명사인 천연 코르크는 오크 나무의 껍질(bark)을 벗긴 후 말리고 삶아 코르크 모양으로 절단하여 만든다. 유리병이 와인 병으로 본격 사용되기 시작한 17세기부터 와인 마감재로 각광받았으며 현재까지 대표적인 마감재로 사용되고 있다. 벌집 구조를 가진 천연 코르크는 가볍고 압축 복원력이 뛰어나며 미세한 양의 공기가 오랜 기간 서서히 투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일반적으로 와인이 장기간 숙성될 수 있는 긍정적인 조건을 형성하나, 코르크의 생산 조건에 따라 그 영향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천연 코르크가 스크류캡보다 더 자연 친화적이라는 주장도 있다. 코르크 생산을 위해 나무와 숲이 훼손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수령 40년 이상의 오크 나무라면 10년 마다 반복적으로 코르크를 얻을 수 있어 환경 훼손이 크지 않다. 또한 코르크를 생산할 때 발생되는 이산화탄소는 같은 개수의 스크류캡 생산 시 발생량의 23%에 불과하며, 오히려 코르크 생산을 위해 조성된 숲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천연 코르크에는 수많은 장점을 상쇄한 만한 커다란 단점이 존재하는데, 그것은 바로 TCA에 의한 코르크 오염(cork taint)이다. 코르크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2,4,6-트리클로로아니솔(2,4,6-trichloroanisol, TCA)이 젖은 마분지나 곰팡이 냄새 같은 기분 나쁜 향을 유발하며, 이로 인해 와인의 아로마와 풍미를 가려 음용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불쾌감을 주는 경우도 있다. 업계는 약 5~7%의 코르크 마개에서 오염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최근 생산 업계의 연구와 노력으로 그 비율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이다.


◈ 인조 코르크(technical cork)
인조 코르크는 코르크 조각을 결합하여 만드는 것으로 조각을 붙이는 방법에 따라 다양한 형태가 존재한다. 샴페인 등 스파클링 와인의 버섯 모양 마감재 또한 인조 코르크의 일종이다. 인조 코르크도 코르크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천연 코르크와 유사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인조 코르크 또한 TCA에 의한 코르크 오염이 문제점으로 지적되는데, 코르크 조각을 삶거나 증기를 이용한 정제 등을 통해 코르크 오염을 최소화하고 있다. 일례로 프랑스 알사스의 와인 생산자 위겔 에 피스(Hugel & Fils)는 디암(DIAM-cork)이라는 인조 코르크를 사용하는데, 부쇼네(Bouchonne)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고 언급하고 있다.
 

◈ 합성 코르크(synthetic cork)
합성 코르크는 저밀도 폴리에틸렌(low density polyethylene) 및 열가소성 탄성중합체(thermoplastic elastomer) 등 플라스틱 물질을 성형하여 코르크 모양으로 만든 마감재다. 이 또한 사용된 재료와 성형 방법에 따라 다양한 형태가 존재한다.

합성 코르크는 비교적 품질이 균일하고 TCA 오염에서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으나, 공기 투과율이 높아 와인에 산화 뉘앙스를 줄 수 있다. 주로 2년 내 소비를 목적으로 하는 와인에 사용되기 때문에, 합성 코르크로 마감된 와인을 구매할 경우 가급적 빨리 소비하는 것이 좋다.

예외적으로 장기 숙성용 고급 와인에 사용되는 합성 코르크도 있다. 구알라 실 엘리트(Guala Seal Elite)라는 합성 코르크는 와인 접촉면은 중성적 물질로 구성되며, 산소 투과가 미세하게 조절되는 구조로 설계되었다. 이태리와 프랑스 부르고뉴의 일부 와인에 사용되고 있는데 그 장기 숙성에 대한 효과가 정확히 검증된 것은 아니며 아직은 시험 단계라고 할 수 있다.


◈ 스크류캡(screw cap)
스크류캡은 다양한 음료와 주류 등에 사용되어 대중적으로 익숙한 마감재다. 가장 큰 장점은 역시 TCA 오염 가능성이 없다는 것. 이로 인해 와인을 오염 없이 비교적 균일한 품질로 보관할 수 있다. 또한 오프너 없이 손으로 쉽게 열고 다시 막을 수 있으며, 와인 병을 눕혀서 보관할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

그러나 스크류캡 사용을 위해서는 캡을 장착할 수 있도록 와인 병을 별도 제작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문제가 있으니 바로 환원취이다. 환원취는 와인 병 안의 산소 부족으로 인해 발생하는데 이는 산소를 거의 투과시키지 않는 스크류캡의 성격에 기인한다. 환원취는 황(sulphur) 특유의 고무 타는 냄새, 계란 썩는 냄새 등으로 표현할 수 있는데 미약한 경우 얼마간의 에어링(airing)을 하면 사라지기도 하나, 기본적으로 와인의 풍미에 영향을 미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리 숙성에 필요한 산소의 양을 예상하여 병입 시 함께 주입하거나, 스크류캡 내부에 투과율이 좋은 합성 수지를 사용하여 산소 전달을 좀 더 원활하게 만들기도 한다.

사용 초기에는 저가 와인용 마개로 인식되던 스크류캡이 최근에는 고급 와인의 마감재로도 활용되고 있다. 뉴질랜드에서는 스크류캡 사용률이 90%를 넘어 시장 지배적인 마감재가 되었으며 호주, 칠레, 남아공, 미국은 물론 유럽에서도 스크류캡을 채용하는 경우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 비노락/비노실(Vino-Lok/Vino-Seal)
비노락은 유리 마개와 동그란 합성 수지 패킹(O-Ring), 그리고 개봉 외부를 둘러싼 알루미늄으로 구성되어 있다. 스크류캡과 유사한 형태로 외부를 둘러싼 알루미늄 캡을 따내면 그 내부에 유리 마개가 병 입구를 막고 있는 형태로, 오프너가 필요치 않으며 음용 후 다시 막아 보관할 수 있다.

비노락은 유리 소재 특유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전달함과 동시에, 코르크 오염과 산화를 막아 와인의 아로마와 풍미를 온전히 보존할 수 있다. 또한 스크류캡과 달리 일반적인 병에도 적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마개의 가격이 비싸 와인 가격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최근 국내에 수입되는 독일과 오스트리아 와인에서 빈번히 발견되고 있다.


◈ 조크(Zork)
조크는 스크류캡의 장점과 코르크의 축제적 분위기를 고루 갖춘 신개념 마감재다. (‘Zork’라는 이름부터 ‘cork’와의 연계 의도를 읽을 수 있다.) 우선 손으로 쉽게 개봉할 수 있고, 코르크 오염의 위험이 없으며, 음용 후 다시 마개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오픈 방법이 독특하며 코르크처럼 뽑아내는 효과(원한다면 ‘펑’하는 소리까지)도 얻을 수 있다.

조크는 호주, 미국 등 신세계 국가에서 주로 사용하며, 아직 국내에서는 생소한 마감재다. 몇 년 전 수입되던 일부 호주와인에서 조크를 볼 수 있었으며, 현재 들어온 와인 중에는 티애니떼루와에서 수입하는 무버즈 몬터레이 피노 누아(Moobuzz Monterey Pinot Noir)와 플런저헤드 로디 진판델(Plungerhead Lodi Zinfandel) 등이 조크를 사용하고 있다.


이외에도 맥주나 음료수용으로 자주 사용되는 크라운캡(crown cap) 같은 마감재를 사용하는 캐주얼한 와인들도 생겨나고 있다. 와인의 성격과 소비자의 취향, 그리고 경제성을 감안한 다양한 시도들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참고 자료:  Denise Gardner, [Innovative Packaging for the Wine Industry: A. Look at Wine Closures] (2008)



출처 : 와인21닷컴>뉴스Nesw>칼럼



최종수정일 : 2013/10/02 Wed 12: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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