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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와인 심리학 - 나는 와인을 마시는가, 브랜드를 마시는가?
날짜 13/12/11
글쓴이 Wine4Love

Wine is a subject which naturally inspires generosity and enthusiasm – Jancis Robinson
(와인은 자연스럽게 관용과 열정을 부르는 주제이다 – 젠시스 로빈슨)

오늘 영희 씨의 저녁은 분주하다. 연말 모임으로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했기 때문이다. 이탈리안 메뉴를 준비하고 테이블 세팅까지 마무리했다. 모임 시간이 다가올 무렵 영희 씨는 미처 와인을 준비하지 못했음을 깨닫고 급히 와인 숍으로 달려간다.

매장에 들어선 영희 씨는 수많은 와인들을 보자마자 현기증을 느낀다. 어느 코너부터 볼지 망설이다가 저녁 메뉴가 이탈리아 음식임을 상기하고 이탈리아 와인 코너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리곤 진열대를 훑어보며 고민에 빠진다. 그 때 매장 직원이 다가와 ‘국내 000 와인 전문가 추천 1위’라는 와인을 소개시켜 준다. 어렴풋이 어느 신문에서 광고를 본 것도 같고 000전문가가 추천했다는 말에 와인을 선택하고 계산을 끝낸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 오는 길에 왠지 마트 가격보다 비싸게 산 것 같아서 마음이 유쾌하지는 않다.

저녁 식사 테이블. 영희 씨와 친구들은 ‘국내 000 와인 전문가 추천 1위’라는 이탈리아 와인을 두고 이야기꽃을 피운다. 영희 씨는 지불한 가격이 계속 마음에 걸렸지만, 그래도 오늘 자신의 선택이 그리 나쁘지 않았음에 내심 위안을 삼았다.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와인 구매 과정의 한 예이다. 와인은 구매 전 미리 내용물을 경험할 수 없는 상품이다. 이러한 특징으로 와인 소비자들은 병의 디자인이나 라벨, 매장 직원의 권유 및 광고, 혹은 주변 지인들의 추천 등을 통해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

와인은 상품이다.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 시대의 소비자들은 상품 그 자체를 구매하고 소비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했다. 그 이후 브랜드의 시대가 오면서 소비자들은 브랜드가 가진 상징성, 즉 브랜드는 품질의 보증이며 자신의 사회적 위치와 부를 표현하는 매개체라는 것에 만족감을 느끼고 더불어 브랜드 자체를 소유하려는 소유욕까지 가지게 된다.

현대인들이 특정한 브랜드의 가방을 선호하거나 오디오나 카메라에 열광하여 컬렉션을 늘려가는 것처럼, 와인 애호가들이 자신들이 마신 와인들을 카페나 블로그, 페이스북 등에 게재하고 그러한 와인을 마실 수 있다는 자신의 사회적 위치나 부를 은근히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브랜드의 상징성을 통한 내면의 욕구를 드러내는 것으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래리 락신(Larry Lockshin)에 의하면 소비자가 와인을 선택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적으로 38초라고 한다. 이 ‘진실의 순간(The moment of truth)’에서 소비자들은 와인의 어떤 요소들을 바탕으로 구매 결정을 내리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스페인의 와인 소비자들은 와인 생산지에 대한 정보와 가격, 빈티지, 그리고 포도 품종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후 구매 결정을 한다고 한다. 그리스의 경우는 와인 생산지나 맛과 향, 그리고 선명도(clarity)와 라벨의 디자인을 고려하고, 가격 민감도가 높아 와인 숍보다는 슈퍼마켓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그리고 영국은 와인의 색깔, 디자인, 생산지 정보 등과 함께 가격, 테이스팅, 신뢰도 등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뉴질랜드는 가족이나 친구, 지인들의 추천이 구매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며, 그 다음으로 수상 경력과 가격, 라벨의 디자인, 프로모션 등이 구매 결정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와인 소비자들이 와인을 구매할 때 고려하는 요소는 위에서 언급한 국가들의 소비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서구 유럽과 달리 와인 문화가 아직 보편화되지 않은 점을 감안했을 때, 국내 소비자들은 와인 구매 시 심리적(Psychology), 기능적(Function) 그리고 경제적(Finance) 스트레스를 받는 것을 나타났다.

심리적인 스트레스는 와인이 어렵다는 선입견과 와인 지식이 충분하지 않다는 자신감의 결여로 인해 선택한 와인에 대한 주변인들의 시선과 비평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기능적인 스트레스는 한국 음식 중에 매운 음식이 많으므로 그 음식과 어울리는 와인을 찾는 것이 제한적이라는 것이며, 경제적인 스트레스는 구매한 와인에 대한 지불 금액이 적정했는지, 가격 불신감이 구매 후에도 일정 시간 지속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와인 스트레스는 글의 첫 부분에 등장하는 영희 씨처럼 광고에서 본 와인 브랜드나 유명인사와 관련된 와인만을 구매하는 편향된 소비 현상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하지만 와인에 대한 애정과 지속적인 관심, 주변의 교육 및 시음회 참가 등을 통해 와인과 더 친숙해지고 건전한 와인 소비 문화가 확대된다면 어느 순간 와인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와인과 함께하는 시간 자체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1. Lee Kyuho, Jinlin Zhao, Jae-Youn Ko(2005). Exploring the Korean wine market. Journal of hospitality & tourism research.
2. Ortrun Reidick(2003). People buy the wine label, not the wine.
3. Miles Thomas(2008). On vines and minds


출처:와인21닷컴>뉴스 News>칼럼



최종수정일 : 2013/12/11 Wed 10: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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