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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와인 향의 발견
날짜 14/09/25
글쓴이 Wine4Love

한 잔의 와인 속에는 자그마치 1000여 종의 향 분자(molecule)가 숨어있다. 그리고 이들이 우리의 후각을 통해 어떤 냄새로 감지되려면 기화성이 있어야 한다. 즉 원래 분자구조에서 떨어져 나와 공기 속을 배회해야 한다. 이처럼 다양한 향들은 와인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들 간의 미묘한 상호작용에 의해 만들어진다. 한마디로 향이란 단어는 신비로움으로 가득하며, 시적인 요소를 띠기도 한다.

서양에서 향이란 단어의 어원은 그리스어 아로마(aroma)에서 비롯되었다. 12세기에는 이 어휘가 향수(perfume)란 의미로만 사용되다가, 오늘날에는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해주는 향군을 지칭하게 되었다. 그리고 기분 좋은 향 중에서 음식과 관련되지 않은 것들은 향(perfume)이라 하고, 식음료와 관련된 것들은 아로마로 세분화되었다. 우리가 와인을 시음할 때는 맛과 향을 동시에 느끼게 되며, 향은 시각적 기억보다 오래 간직된다는 특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향에 대한 기억은 7년 정도 유지된다고 하며, 같은 향을 다시 맡게 되면 그 기억은 훨씬 더 오래간다. 따라서 향은 와인 시음에서 기억을 위해 매우 유익한 이정표가 된다.

또한 향은 자신이 속한 지역의 문화적 특성으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우리가 접해보지 않은 과일이나 꽃 향 등은 식별할 수 없거나 전혀 다른 향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가장 빈번한 예가 카시스가 아닐까. 뿐만 아니라 프랑스인들이 딸기 향이라고 느끼는 것을 일본인들은 파인애플 향으로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모두 자라온 환경과 문화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향은 우리의 추억과도 깊은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 추억이 곧 향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 때도 있다. 시골길을 걷다 느낀 베어 놓은 풀 향이나, 찔레꽃 향이나, 아카시아 향 등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 우리를 지난날의 어느 추억 속으로 데려간다. 그런 의미에서 향은 구체적인 어떤 단어나 표현 보다 우리의 감성과 감각을 깨워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처럼 다양한 와인의 향은 어디로부터 오는 것일까? 첫째, 사용한 포도품종의 특성에 기인한다. 물론 포도의 익은 정도에 따라 같은 품종이라 해도 다른 향을 내거나, 다른 뉘앙스를 주기도 한다. 둘째, 떼루와에 따라 달라진다. 셋째, 주조에 사용한 효모의 종류와 주조방식에 따라 차이가 난다. 넷째, 숙성시키는 용기(스테인레스, 오크, 시멘트 등)도 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다섯째, 어셈블리 하는 방식으로부터도 영향을 받는다.

그렇다면 와인의 향은 어떻게 형성될까? 와인의 향은 그 형성과정에 따라 순차적으로 1, 2, 3차 향으로 구분한다. 1차 향은 주조에 사용한 포도품종의 향으로, 각 품종은 고유한 향을 지니고 있고 이는 우리가 와인을 마실 때 어떤 종류의 와인인가를 추측하는 데 주요한 길잡이가 된다. 물론 떼루와의 특성도 1차 향에 영향을 미친다. 1차 향은 신선한 풀과 식물 향이 주된 특성을 이룬다. 2차 향은 발효 향이라고도 하는데, 발효에 필요한 다양한 효모(포도 속에 자연적으로 들어 있으며, 발효를 시키는 실내에도 존재한다)의 작용에 따라 형성되는 향으로, 와인의 향을 보다 복잡하고 다양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와인 향의 질을 높이기 위해 와인메이커가 최적이라고 판단되는 효모를 선정하기도 한다. 2차 향의 특성은 젊은 레드 와인일 경우 주로 붉은 과일 향(산딸기, 체리, 카시스 등)으로 나타나며, 젊은 화이트 와인일 경우는 사과(골덴) 향이 느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3차 향은 숙성과 병입 후에 형성되는 향으로, 바닐라, 송로버섯, 망고, 복숭아 등 다양하고도 복잡한 향을 이룬다. 그리고 이처럼 다양하고 화려한 향을 부케(bouquet)라고 부른다.

하지만 와인에 숨어있는 향을 구체적으로 잡아내기는 쉽지 않다. 그 이유는 향을 이루는 분자들이 극히 미량만 들어있기 때문이다. 어떤 와인에서 바닐라 향이 난다면, 그 양은 100만 분의 1 정도에 불과 하다. 예를 들어 250리터 오크통에서 바닐라 향이 나는 성분을 추출하면 최상의 경우 겨우 1/4그램 정도다. 그러니 와인의 다양한 향을 즐기려면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후각 훈련이 필요하다. 아마추어라면 구체적인 향을 언급하기보다는 향군, 즉 꽃 향, 과일 향, 동물 향 등으로 표현하거나, 아니면 누구나 구별하기 쉬운 바닐라, 후추, 카라멜 등만을 간단히 언급하는 것으로 만족할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이상을 원한다면 여러 다양한 향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훈련이 따라야 한다.



출처:와인21닷컴>뉴스News>칼럼



최종수정일 : 2014/09/25 Thu 09:4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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