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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보졸레 누보의 추억
날짜 14/12/17
글쓴이 Wine4Love

연말이 서서히 다가오면 의례 와인 애호가는 올해 보졸레 누보의 맛이 어떨지 상상하게 된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그 편차가 심하지는 않지만 확실히 포도가 잘 영글었던 해는 그 맛이 매우 뛰어나다. 보졸레 누보는 해마다 셋째 목요일에 출시된다. 콘텐츠 진흥원에 등재되어 있는 공식 정보에는 “1951년부터 지방 와인 생산업자 등이 와인의 출하시기를 매년 일정하게 하자는 논의로 11월 15일을 출하 날짜로 잡았다가 1985년부터는 매년 11월 셋째 목요일로 결정되었다”라고 기술되어 있다. 즉, 판매시기를 그 지역 포도원들의 합의에 의해 전 세계적으로 일정 날짜에 맞추고 있는 셈이다.

국내에 와인이 서서히 붐을 타기 시작한 2000년대 초엽 보졸레 누보 파티는 프랑스 이상의 열풍을 불고 왔다. 약 2008년 금융위기 이전에는 해마다 언론에서도 보졸레 누보 파티, 비행기에서 어떻게 운송이 되는지 등 온 뉴스가 야단법석인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비행기로 운송되는 특성상 단가가 높게 잡히고, 금융위기 이후 경제적인 어려움은 보졸레 누보에 대한 수요를 급감시켰다. ‘신의 물방울’의 작화가인 오카모토 슈가 그린 레이블로 장식된 알베르 비쇼의 보졸레 누보도 있으나 과거만큼의 매출이 오르지는 않는 것 같다. 물론 올해도 보졸레 누보는 조용히 준비되고 있는 것 같다.

필자의 기억에 보졸레 누보의 가장 재미있었던 경험은 몇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아마 과거 필자의 칼럼에서 언급한 적이 있는 듯하지만 새로운 독자를 위해 다시 쓴다) 안면도의 한 펜션에서 크리스마스이브 파티를 할 때였다. 주제는 다들 가지고 있는 와인 한 병씩 가지고 오는 것이었는데, 물론 와인 전문가가 아닌 이도 있었다. 한 사람이 가지고 온 와인은 보졸레 누보 1993년. 그 당시에도 족히 10년 이상은 넘었을 것 같았으며 멀리서 보아도 반대쪽이 탁해서 완전히 시음 불가능한 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물론 시음은 하지 않았으나 그 와인을 가지고 온 이의 마음은 자신이 가진 소중한 와인을 가지고 왔던 것이니 그에 대해서 충분히 존중의 뜻을 표했다. 보졸레 누보의 맛 중에서 가장 좋은 것을 필자에게 꼽으라면 주저 없이 루이자도를 선택한다. 가격은 다른 포도원에 비해서 조금 비싼 느낌은 있지만 그에 합당한 품질을 보여준다. 대개 보졸레 누보의 느낌이 옅은 레드 와인의 느낌을 준다면 루이자도의 것은 훨씬 짙은 응집력으로 그 해의 포도 기운을 잘 전해준다. 그만큼 보졸레 누보는 포도도 중요하지만 양조자들의 역량도 잘 드러나는 와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보졸레 누보를 마셔야 할까? 아마도 애호가라면 해가 바뀌는 느낌으로 한 병 정도 마시는 것이 어떨까 제안한다. 다른 것보다도 남반구에서 비행기를 타고 바로 온 와인이 아닌 이상 2014빈티지는 처음 아닌가? 우리도 가을걷이를 한 뒤 햇곡식을 조상에게 차례로 올리듯 새로운 와인이 나왔다면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재미일 것 같다. 와인이란 반드시 그 맛으로만 마시는 술 그 자체가 아니라, 분위기와 와인의 이야기가 하나로 어우러져 만들어지는 복합적인 문화 콘텐츠가 아닐까?

마지막으로 본 글에서 처음 보졸레 누보를 듣는 독자를 위해 약간의 도움 글을 주고자 한다.


◈보졸레 누보와 보졸레는 다르다: 해마다 햇와인을 생산하는 경우는 지역별로 존재한다. 프랑스 보졸레 지역의 경우 누보(새로운: Nouveau)라는 이름으로 출시하지만,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역에서도 노벨로(Novello)라는 이름으로 출시하며, 오스트리아의 호이리게(Heuriger)도 있다. 그러나 이는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의 일부분일 뿐 전체는 아니다. 누보는 어디까지나 그 해 첫 생산 와인을 고객들에게 소개한다는 의미가 강하니 그 와인이 전체라 생각하는 실수는 하지 않아야겠다.

◈보졸레의 맛은 매우 다양하다: 누보 와인은 숙성기간이 짧기 때문에 어지간한 전문가가 아닌 이상 그 맛의 차이를 확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보졸레 와인은 매우 다양한 맛을 낸다. 보졸레 지역에는 총 10개의 유명한 마을이 있으며 각 마을마다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낸다. 특히 이미 타계했으나 최고의 양조자였던 막셀 라삐에르의 경우 어지간한 피노 누아르를 능가하는 엄청난 집중력과 숙성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유명 포도원으로는 루이 자도의 물랑아방(Moulin-a-vent) 혹은 모르공(Morgon) 마을의 와인들도 대단히 멋진 맛을 선사하니, 보졸레도 찾아서 마셔보는 재미가 좋다. 특히 가격까지 매우 저렴하니 얼마나 좋은가?
 
◈보졸레 누보는 레드만 있으나 보졸레는 화이트 와인도 있다: 보졸레 지역에서는 정말로 뛰어난 품질의 화이트 와인이 많이 생산되고 있다. 샤르도네 품종을 사용하며 포도원에 따라서 좀 더 섬세하고 멋진 특징을 보여주는 와인도 많이 있다.
 
◈보졸레 누보는 1년 안에는 가급적 마셔야 한다: 와인 셀러나 보관을 통해서 품질이 향상되는 와인도 있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만나는 와인들은 약 3~4년 이내일 때 맛이 가장 좋다. 특히 보졸레 누보의 경우에는 생산된 시점에서 국내 수입된 시점 기준 약 6개월 정도 가장 뛰어난 맛을 보여준다. 특성은 국내에서 생산되는 브리치즈와 유사해서 처음 약 3개월가량은 맛이 점차 좋아지고, 그 이후 약 3~6개월은 맛의 정점을 보여주며, 그 이후는 하강곡선을 그려준다. 1년이 지난 보졸레 누보도 맛이 크게 나쁘지는 않지만 신선한 느낌이 사라진 와인은 그 화사함을 제공하기 어렵다.



출처:와인21닷컴>뉴스News>칼럼



최종수정일 : 2014/12/17 Wed 13:2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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