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온 `웬티 와이너리`의 웬티 회장

"한국 가정의 패턴이 레저.라이프를 중심으로 바뀌고, 인터넷을 통해 글로벌 트렌드를 실시간으로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인도 세계인의 공통 언어인 와인으로 대화를 시작했다는 뜻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웬티 와이너리의 에릭 웬티(Eric Wente.사진) 회장이 4일 서울에 왔다. 한국 와인 시장의 가능성을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서다.

"백화점 진열대를 둘러보니 전 세계 온갖 와인이 두루 있네요. 10여 년 전에 왔을 땐 한국 와인(마주앙)과 프랑스 와인뿐이었는데…." 한국 와인 시장의 발전에 무척 놀랐다는 반응이다.

웬티 와이너리는 신세계 와인을 대표하는 캘리포니아 지역에서도 가장 오래된 와이너리. 1883년 웬티 회장의 증조부가 설립한 이래 120년 넘게 경영권을 지키며 가족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이 점이 웬티 와인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병 하나하나에 저와 제 아들 칼의 정성이 들어있습니다. 음식과 가장 어울리는 와인, 가격 대비 만족도가 으뜸인 와인을 만들고자 하는 우리 가족의 노력이 담겨 있다는 뜻입니다."

웬티 와이너리에는 포도밭만 있는 게 아니다. 고품격 레스토랑과 PGA 골프장도 있다. 유명 가수들을 초빙해 콘서트를 열기도 한다. 이 모두가 '생활과 함께하는 와인과 와이너리'를 추구하는 웬티 회장의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스테이크를 먹을 때 자신이 생산한 와인 중 '찰스 웻모어 리저브 카베르네 쇼비뇽'을 즐겨 마신다고 한다. 균형 잡힌 탄닌 성분이 느끼한 맛을 잡아 입안에 개운한 여운을 남기기 때문이라고.

한국 음식은 한정식.비빔밥.불고기 등을 접해 봤단다. 그는 의외로 우리 음식과 화이트 와인의 매치를 제안했다. "불고기 같은 음식은 레드 와인이 어울리지만 차가운 소주를 즐기는 한국인에겐 시원하게 마시는 화이트 와인이 잘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김치처럼 스파이시한 음식은 찬 와인이 더 어울릴 것입니다."

그는 화이트 와인 중에서도 리슬링과 쇼비뇽 블랑의 포도 품종을 구체적으로 꼽아냈다. "두 가지 모두 화이트 와인의 대표적인 품종인 샤도네이에 비해 산도가 낮기 때문에 매운맛을 보다 쉽게 가셔 줄 것"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