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와인 활용하기

와인을 마시고 싶지만 주량이 약한 사람들이 고민하는 것중 하나가 750㎖ 한병을 개봉해 마시고 남은 와인을
어떻게 처리할까 하는 점이다. 일단 와인 병을 개봉하면 와인 병 안으로 많은 공기가 한꺼번에 들어가
와인이 쉽게 산화가 되므로 와인은 개봉하면 그자리에서 다 마시는 것이 제일 바람직하다.
하지만 어쩔수 없이 남는 경우는 어떻게 보관할까?

레드, 화이트 모두 시원한 곳에 보관했다가 가능한 한 2~3일내에 빨리 마셔버리는 것이 좋다.
남은 와인은 가능하면 '베큠세이버(vacuum savor)'라는 진공 펌프와 고무 마개를 이용하여 공기를 뺀후
보관하면 일주일 정도는 마실수 있다.

그냥 코르크 마개로 다시 와인 병을 막을 때는 코르크 마개의 바깥쪽 부분은 오염됐을수 있기에
가능한 한 나온 모양 그대로, 즉 코르크 마개에 와인이 묻은 곳이 안쪽으로 들어가도록 막아 세워서 보관한다.

개봉하지 않은 와인은 코르크 마개가 말라서 공기가 많이 들어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와인과 맞닿아 마개가
젖어 있도록 눕혀 보관한다. 하지만 남은 와인을 가로로 눕혀 보관하면 와인병으로 이미 많은 양의 공기가
들어간 상태에서 와인이 공기와 닿는 면이 넓어져 와인의 산화가 더 촉진되므로 세워 보관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남은 와인을 일주일 이상 마시지 않고 보관하게 되는 경우는 어떻게 할까?
여러 날 동안 마시지 못하고 보관한 와인은 직접 마시기 보다는 다른 용도를 생각해 보자.

레드 와인의 경우 널리 알려져 있듯이 육류 요리에 많이 사용한다.
소고기는 물론 돼지고기를 재거나 구울때 넣어주면 맛이 더 좋아지고 육류 누린내는 없애주며 육질도 부드러워진다.
이렇게 육류가 아니더라도 간장이나 고추장을 쓰는 좀 진한 양념 요리에는 대체로 많이 사용한다.

꽁치나 갈치같이 생선을 조릴 때도 맛술 대신 와인을 넣고 닭도리탕같이 고추장이 들어가는 육류요리에도
와인을 사용하면 특유의 육류 누린내나 생선의 비린내는 없애주고 풍미가 더해진다.
멸치볶음이나 연근, 우엉을 조릴때도 조금 넣어도 요리맛이 좋아진다.

화이트 와인의 경우 토마토 소스나 크림소스로 스파게티를 만들때나 소고기와 당근, 감자, 양파, 토마토 등을
큼직하게 썰어 넣고 끓여먹는 러시안 수프를 요리할때 넣으면 맛이 더 좋아진다.

생선도 그릴에 굽게 되면 밑간을 할때 화이트 와인에도 살짝 담갔다가 구워도 좋다.
하지만 중요한건 아무리 조리용이라 할지라도 와인식초로 사용할것이 아니라면 시원한 곳에 잘 보관하고
가능하면 빨리 사용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가끔 개봉한지 몇개월씩 된 와인을 어떻게 하면 좋게냐고 묻기도 하는데 아깝게 느껴질수 있지만
음식에 넣지 않는 편이 낫겠다.

일단 공기를 쐬고 나면 와인의 산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므로 시간이 지날수록 시큼해지며 맛과 향이
변질될 수 있다. 이런 오래된 와인을 넣으면 맛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멀쩡한 음식 맛 자체도 이상해져
아까운 재료들을 다 버릴 수도 있다.
와인을 그냥 마시지 않고 다른 용도로 쓸때도 가능하면 조금이라도 신선할때 사용하는것이 바람직하다.